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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의 원리와 개인적 적용

by ▒㏂º™†ª№º 2021. 5. 15.

평소 출근하는 길에 고장 난 포터가 한대 있다. 이미 유리창은 다 깨어졌고, 바퀴도 펑크가 나서 움직일 것 같지 않다. 며칠째 저렇게 방치가 되어있는 걸로 봐서 주인이 관리를 안 하나 보다. 퇴근길에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하면서 오다 보니 쓰레기가 생겼다. 쓰레기통은 바로 보이지 않고 마침 아침에 본 포터가 보인다. 이미 포터의 화물칸에는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로 가득이다. '그래, 여기는 쓰레기통으로 쓰나 보다' 생각하며 커피 컵을 버리고 온다. 물론 필자의 예는 아니고 '깨진 유리창 법칙'을 설명해보려고 가상으로 꾸며낸 사례이다.

깨진 유리창의 원리

깨진 유리창 원리는 작은 부정적 상황을 철저하게 바로 잡는 것이 큰 부정을 방지 할 수 있다는 환경 범죄학 이론이다. 이러한 개념은 범죄 현상을 다루던 조지 켈링과 제임스 윌슨에 의해 제창된 것으로, 하나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부서지는 유리창이 늘어가면서 결국 그 건물과 주변 전체가 폐허가 되어 거리 전체가 거칠어지고 만다는 이론이다. 

뉴욕의 줄리아니 시장

1980년대~1990년대에 뉴욕시는 도처에서 약탈이 일어나고 매일 살인사건이 여기 저기서 발생하는 범죄의 도시였다. 특히 지하철의 경우 너무 범죄가 많이 일어나서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은 지하철을 타지 말라고 권고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1990년 중반 뉴욕시장으로 취임한 줄리아니는 치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대적인 도시 재생사업에 나서게 된다. 이 도시 재생 사업의 핵심이 바로 '깨진 유리창의 원리'였다. 우선 지하철의 낙서를 하나하나 지워가고, 무엇보다도 지하철의 청결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또한 무임승차자를 잡아내기 위해 플랫폼에서의 대대적인 단속도 시작했다. 이런 작은 부분의 부정적 상황들을 하나씩 하나씩 바로 잡아 감에 따라 점점 지하철 내에서 범죄가 크게 감소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하철역 주변까지 이어지던 범죄의 고리들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고 점차 뉴욕 전체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 건수도 감소하게 되었다.

깨진 유리창의 개인적 적용 

깨진 유리창의 원리는 뉴욕시에만 적용되는 것일까? 사실 이 글의 시작점은 필자의 어지러운 방에서 부터이다. 분명 며칠 전에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는데, 샤워를 하다가 옷가지 하나 대충 던져놓고 나니 어느새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렸고, PC로 업무를 보려니 정신이 없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새롭게 포맷한 컴퓨터의 바탕화면에 이번엔 파일들을 차곡차곡 폴더별로 정리하겠노라 다짐하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바탕화면 전체에 단축 아이콘과 여러 업무 파일들로 가득 찬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깨진 유리창(아무렇게나 던 저진 옷가지, 순서 없이 가득 찬 바탕화면의 아이콘, 정신없이 흩트러진 책상)은 모든 하락의 시작일지 모른다. 업무에 있어서, 대인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퍼포먼스에 있어서 나는 1980년대 혼란한 뉴욕시의 상황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 위기는 아주 작은 행동으로 극복될 수 있었음을 상기했다. '유리창을 함부로 깨지 말자'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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